제12차 전기본에 ‘안보전원’ 없는 로드맵을… “NDC 달성에 부합하는 조기 탈석탄 경로 수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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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를넘어서', 기후부 공개토론회 앞서 완전한 탈석탄 로드맵 수립 촉구
발전소별 폐쇄 시점·연도별 감축 목표 명시하고 모든 석탄 존치 예외 철회 요구
“신규 LNG 확대 중단하고 재생에너지·노동자·지역사회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 추진해야”
전국 탈화석연료 네트워크 ‘화석연료를넘어서’는 18일 오전 서울 한전 남서울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예외 없는 완전한 탈석탄 로드맵을 명시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기자회견은 같은 날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기후부의 ‘2040년 석탄발전 조기 폐지 방안 공개토론회’에 앞서 진행됐다.
참가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에 세 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첫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발전소별 폐쇄 시점과 연도별 석탄발전량 감축 목표, 대체 전원 계획을 명시하고 ‘안보전원’을 비롯한 모든 석탄발전 존치 예외를 철회할 것. 둘째,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61%와 1.5도 기후목표에 부합하도록 정부가 제시한 2040년보다 앞선 조기 탈석탄 경로를 즉각 수립할 것. 셋째, 신규 LNG 발전 확대를 중단하고 폐쇄된 석탄발전소의 계통 여유 용량을 재생에너지에 우선 배정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실질적 주체로서 직접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화석연료를넘어서는 “오늘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정표”라며 “연도별 석탄발전량 감축 목표와 개별 발전기 폐쇄 연도, 폐쇄 지역의 경제·사회적 전환 대책, 재생에너지 확대 방안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함께 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탈석탄 시점,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의 한계, 발전소 폐쇄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 신규 LNG 발전 확대의 문제점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조혜원 플랜1.5 정책활동가는 “국회와 정부는 2035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적어도 반 이상 줄이겠다고 약속했고, 더 많은 감축을 요구한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그 상한을 61%까지 열어두었다”며 “정부가 내건 야심찬 목표를 지키려면 탈석탄 시점을 2035년으로 앞당겨야 한다.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2040년 탈석탄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아니라 ‘2040년으로 충분한가, 충분하지 않다면 얼마나 앞당길 것인가’”라고 말했다.
박수홍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최근 통과된 석탄발전 폐지지역 지원법은 정작 국가 탈석탄 목표와 구체적인 폐쇄 시점을 담지 않았고, 이행계획도 굉장히 부실하다”며 “이런 잘못된 입법부의 시그널이 12차 전기본에 그대로 담겨서는 안 되며, 2040년 탈석탄이 아닌 1.5도 목표에 부합하는 폐쇄 목표와 명확한 조기 탈석탄 경로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메가급 전력수요가 석탄발전 폐쇄를 늦추는 명분이 되어서는 안 되며, 발전소 폐쇄와 함께 노동자 총고용 보장을 원칙으로 한 노동전환 계획을 마련하고 노동자와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염두에 둔 전력계획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슬기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발전소가 언제 문을 닫을지 불분명하면 노동자는 다음 일자리를 준비하기 어렵고, 지역은 새로운 산업과 재정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며 “정부는 석탄발전소의 폐쇄와 함께 그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지역의 경제와 에너지 전환 계획을 책임 있게 마련하고, 노동자와 지역을 지원한다는 법의 취지에 맞게 석탄발전의 존치와 연장을 허용하는 조항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민주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지금의 탈석탄 논의가 가스 확대라는 손쉬운 길로 빠진다면, 탈석탄의 진정한 의미는 사라지고 기후위기 해결이 아닌 화석연료 간의 바통 터치로 전락할 것”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석탄의 자리를 가스로 채우는 계획이 아니라 모든 화석연료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계획이어야 한다.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을 전면 중단하고 기존 가스의 이용률 제한을 포함한 가스 퇴출 로드맵을 명시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확대와 ESS 중심의 탈탄소 전환을 12차 전기본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국제사회에도 탈석탄 의지를 밝혔지만,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석탄발전기 60기 가운데 21기의 구체적인 폐쇄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국민 주권 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은 2040년 이후에도 수명이 남는 21기를 ‘안보전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 8월 제정된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및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에도 에너지 안보 등을 이유로 폐지 대상 석탄발전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근거가 포함됐다.
참가 단체들은 노동자와 폐지지역에 대한 지원이 석탄발전 존치의 근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향후 15년간 전력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만큼, 정부의 2040년 탈석탄 선언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늦어도 2035년까지 모든 석탄발전을 퇴출하는 구체적인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석탄발전을 신규 LNG 발전으로 대체하는 정책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2035년까지 준공 예정인 33개LNG 발전사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6430만 톤으로, 2035년 전력부문 목표 배출량의 약 70∼90%에 해당한다. 설계수명이 30년인 LNG 발전설비가 계획대로 건설되면 2050년 이후까지 탄소배출을 고착시키거나 좌초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지연될수록 석탄발전의 조기 폐쇄 비용과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2035년 이전 석탄발전 조기 폐쇄 비용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여부에 따라 10조9000억 원에서 4조5000억 원까지 줄어든다. 참가 단체들은 석탄발전 폐쇄 일정과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계통 확충 계획을 하나의 로드맵으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정부가 밝힌 탈석탄 의지를 구체적인 폐쇄 일정과 이행 방안으로 입증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화석연료를넘어서는 폐쇄 시점과 이행 수단이 없거나 석탄발전 존치 예외를 남겨둔 계획은 완전한 탈석탄 로드맵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안보전원’ 활용 방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정부가 2040년이라는 선언에 머물지 않고 1.5도 기후목표에 부합하는 조기 탈석탄 경로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정의로운 전환 계획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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