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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2040년에도 석탄은 ‘안보전원’으로 남기고 미래 불확실한 수요로 화석연료를 더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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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기자
20시간 4분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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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이 정부가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두고 미래 전력수요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LNG 발전을 확대하고 폐지 대상 석탄발전까지 ‘안보전원’으로 남길 경우 정부가 내세운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은 24일 논평을 통해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의 전력수요를 크게 반영하면서 이를 신규 화석연료 발전설비 확대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2040년까지 폐지할 석탄발전을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을 이유로 계속 활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는 정책 역시 탈석탄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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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핵심 쟁점은 크게 높아진 미래 전력수요 전망이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12차 전기본 수요 재전망 과정에서 2040년 연간 목표 전력소비량은 불과 넉 달 전보다 약 190TWh 증가했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이 주요 증가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실제 투자 규모와 가동 시점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 수요전망소위 역시 AI 데이터센터 투자계획의 불확실성을 인정해 일부 수요만 이번 계획에 반영했다.


기후솔루션은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가 장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현재 제시된 수요 전망에 맞춰 발전·계통 설비를 선제적으로 고정하는 방식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 현실화 정도와 실제 전력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복수의 수요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수요 전망이 화석연료 발전 확대의 근거가 될 가능성을 경계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18일 12차 전기본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가스발전이 일부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정 규모의 LNG 발전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기에 석탄발전 문제가 더해졌다. 지난 20일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지역과 노동자의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안이 마련되면서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을 위해 폐지 대상 석탄발전을 ‘안보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기후솔루션은 석탄발전소 폐지에 따른 노동자와 지역경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를 석탄발전 존치 문제와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40년 탈석탄을 선언한 정부가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을 이유로 폐지 대상 석탄발전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예외를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미래 전력수요 증가가 안보전원 존치의 근거로 활용될 경우 2040년 탈석탄이라는 기존 약속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2040년 폐지 대상 석탄발전소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신규 전력수요가 해당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이거나 발전소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미래 수요를 이유로 한쪽에서는 LNG 발전을 늘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폐지할 석탄발전을 남기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정부가 강조하는 ‘에너지 대전환’에서 정작 무엇을 전환한다는 것인지 불분명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기후솔루션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국내 전력시스템의 계통과 시장 구조를 꼽았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계통과 시장의 병목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지역별 계통 부족과 접속 지연, 송전망 건설 지연, 출력제어 등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대형 발전설비를 추가하고 기존 석탄발전까지 예비자산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해서는 에너지 대전환의 방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2차 전기본의 중심을 단순한 발전설비 확충에서 전력시스템 전환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생에너지를 주력 전원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관리, 가상발전소(VPP) 등 유연성 자원을 전력수급과 계통 운영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력수요 전망 역시 하나의 숫자로 고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는 경우뿐 아니라 투자가 지연되거나 규모가 축소되는 경우까지 복수의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실제 산업투자와 수요 증가에 따라 발전·계통 투자를 단계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력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과 이를 이유로 수십 년 동안 운영될 화석연료 발전설비를 확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미래 산업 육성을 위해 안정적인 전력공급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곧바로 LNG 발전 확대와 석탄발전 존치의 당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특히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요 정책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12차 전기본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전력망과 시장 개편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설비를 늘리는 것뿐 아니라 생산된 전력을 계통이 받아들이고 저장·거래해 산업 수요와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친환경 분야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우려도 점차 깊어지고 있다. 현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이전 정부보다 정책 방향에서는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 전력수급 정책은 여전히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강조하면서 늘어나는 전력수요에는 LNG 발전 확대로 대응하고, 폐지할 석탄발전에는 ‘안보전원’이라는 형태로 존치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면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를 강조하는 선언과 실제 전원계획 사이의 간극이 커질수록 ‘말로만 재생에너지를 외친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워진다.


12차 전기본은 현 정부가 내세운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의 실질적인 방향을 확인할 첫 시험대다. 이전 정부보다 나아진 정책 방향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실제 주력 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망과 시장, 저장장치와 유연성 자원에 대한 구체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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