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루의 시선] "빨리 참여하라"…답보다 홍보만 남긴 마지막 RPS 고정가격 경쟁입찰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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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RPS 입찰 설명회, 시장에 확신보다 불안만 남기다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시작됐다. 정부는 모집 물량 1000MW를 공고하고 상한가격을 kWh당 147.6원으로 지난해보다 5% 인하했다. 태양광 균등화발전비용(LCOE)이 낮아졌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이번 입찰의 의미는 가격 인하보다 더 크다. 사실상 올해가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 제도 아래에서 실시되는 마지막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생에너지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규 사업자는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으로 편입되고, 기존 RPS 시장은 전환시장을 거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변화의 갈림길에서 21일 한국에너지공단이 고정가격계약 입찰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설명회의 관심은 입찰 절차가 아니었다. 현장의 질문은 대부분 RPS 이후 시장에 집중됐다. 전환시장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계약가격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 기존 사업자는 언제 어떤 조건으로 이동하는지, REC는 유지되는지 등 제도 개편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사업자들이 궁금했던 것은 올해 입찰이 아니라 내년 이후의 시장이었다.
정부가 명확하게 밝힌 내용은 제한적이었다. 기후부 관계자는 전환시장은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운영되며 REC도 계속 발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능한 한 빨리 전환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취지의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그러나 계약가격 산정 방식이나 참여 조건, 기존 발전사업자의 보호 방안 등 시장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거나 "법 통과 이후 구체화된다"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설명회는 바뀌는 제도의 방향만 얘기했지 불확실성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더 아쉬운 대목은 정책의 방향만 있었을 뿐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경제적 비용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점이다. 정부는 LCOE 하락을 근거로 계약단가 인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미 운영 중인 발전소는 금융권 대출과 유지 관리 비용을 안고 있다. 출력제어는 늘어나고 REC 가격 변동성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에서 계약단가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경우 기존 발전사업자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정책은 목표만 제시해서는 완성되지 않는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떤 부담을 지게 되는지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정책 시행 과정의 부작용과 갈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해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은 1000MW 모집에 실제 선정 용량이 46MW에 그쳤다. 시장은 이미 정책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올해는 민간 RE100 PPA와 전환시장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빨리 참여하라"는 권고보다 왜 참여해야 하는지 납득할 수 있는 설명과 예측 가능한 사업성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RPS의 마지막 입찰을 앞둔 시장이 기다리는 것은 정책 홍보가 아니라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다. 동력이 없으면 발전 사업자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정부의 재생 에너지 보급 목표도 달성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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