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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동결 속 수요 억제 전면화…중동발 에너지 위기, ‘가격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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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담 기자
20시간 25분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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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정부가 비상경제대응체계로 전환했다. 전기요금은 동결 기조를 유지하는 대신 수요 억제와 시장 통제를 강화하는 대응이 본격화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가격 문제가 아닌 국가 시스템 리스크로 인식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전기요금은 웬만하면 변경하지 않고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전력 사용 절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전기요금 동결이 물가 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다. 다만 요금 억제가 전력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동시에 지적하며 정책 충돌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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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비상경제점검회의 모두 발언


정부는 이번 위기를 기존의 유가 상승 국면과 다른 구조로 보고 있다.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이 복잡하게 얽혀 위험의 위치와 파급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정 국가 문제가 아닌 전 세계 공동의 도전”이라고 진단했다. 에너지 가격 변동이 아니라 공급 안정성 자체가 흔들리는 국면으로 인식이 전환된 것이다.


전력 부문에서는 구조적 부담이 더욱 부각됐다. 한전이 독점 공급하는 체계에서 전기요금은 사실상 정부 책임 영역에 속한다. 요금을 동결할 경우 재정 손실이 확대되고, 반대로 요금을 올리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이중 제약이 작동한다. 특히 전기요금이 낮게 유지될 경우 유류 대체 수요가 발생해 전력 소비가 증가하고, 손실이 확대되는 왜곡 구조가 확인됐다.


한전 누적 부채 약 200조 원도 정책 판단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재정 부담과 에너지 낭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 대신 수요 관리로 대응 축을 이동시키고 있다. 전기 절약 요청, 교통 수요 분산 논의, 공공 영역 이용 제한 검토 등 간접적인 소비 억제 정책이 병행되고 있다.


시장 통제도 강화되는 흐름이다. 정부는 정유사 공급가격에 대한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담합과 매점매석에 대해 무관용 대응을 예고했다. 에너지 가격을 시장에 맡기기보다 행정적으로 통제하는 위기 대응형 정책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여당 역시 비상경제 대응상황실을 설치하고 중동 사태 대응 태스크포스를 격상하는 등 정책 공조에 나섰다. 물가·에너지·금융시장 전반을 포괄하는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당정청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치는 전기요금 동결과 수요 억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이중 전략으로 요약된다. 가격 기능이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 통제로 균형을 유지하는 구조다. 단기적으로는 물가 안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력 수요 왜곡과 공기업 재정 부담 확대라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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