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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는 국민과 발전사업자의 몫, 성과급만 임직원의 몫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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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진 기자
11시간 52분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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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재무위기 책임,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게 전가하는 구조 바꿔야

 

한국전력공사(한전)의 누적 재무 부담이 국가 전력산업의 핵심 현안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전력시장에서는 전력구매비용을 둘러싼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 SMP(계통한계가격)는 발전소 운영비와 금융비용을 감당하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그러나 전력시장 비용 절감 논의가 발전사업자의 수익성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소규모 태양광 사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한전의 경영 책임과 임직원 성과급 지급 문제는 별도로 엄격하게 검증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경영 악화에 따른 부담은 발전사업자와 국민에게 확산되는 반면, 내부 경영진과 임직원에 대한 책임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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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적자를 이유로 SMP부터 낮추자는 발상, 타당한가

 

SMP는 전력시장에서 발전기의 변동비 등을 반영해 결정되는 전력가격이다. 국제 연료가격, 전력수요, 발전기 운영 여건, 전력시장 제도 등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한전이 SMP를 임의로 정해 원하는 수준으로 낮추는 구조는 아니다.

 

그럼에도 한전의 전력구입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논의가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 축소로 연결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전력구매비용을 줄이는 것과 발전사업자의 정당한 투자수익을 일방적으로 희생시키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태양광발전소는 부지 매입과 인허가, 설비 설치, 계통연계 공사에 상당한 초기 자본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상당수 사업자는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하고, 장기간 발전수익으로 원리금을 상환한다. SMP 하락은 단순히 사업자의 이익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우고 신규 투자 위축과 사업 양도·매각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발전사업자는 연료가격과 전력시장 제도를 직접 통제하기 어렵다. 정책과 시장 구조의 변화로 발생하는 부담을 소규모 사업자에게 집중시키는 방식은 에너지전환 투자 기반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부채는 사회적 부담, 성과급은 경영의 성과인가

 

2026년 10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한전 임직원이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받은 성과급은 총 8,032억 4,70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5년 지급액은 약 2,683억 9,000만 원이며, 한전은 정부 경영평가와 자구노력 등을 근거로 지급의 정당성을 설명했다고 한다.

 

한전의 재무 문제를 논의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임직원 성과급이다. 한전의 부채와 적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전기요금 조정 시차, 전력구입비와 판매수입의 차이, 공공요금 정책 등 복합적인 요인과 관련돼 있다. 이를 특정 경영진이나 한 가지 정책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나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재무 부담을 사회화하면서 성과급 지급은 별개의 논리로 정당화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성과급은 단순히 지급 여부만으로 평가할 사안이 아니다. 지급 기준이 무엇인지, 경영평가 결과가 실제 재무 개선과 얼마나 연계되는지, 부채와 이자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영진의 책임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한전의 부채가 크다는 사실만으로 성과급 지급이 모두 부당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성과급은 관련 규정과 경영평가에 따라 지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무 악화에 대한 책임과 성과급 산정 기준 사이에 합리적인 연결고리가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국민에게 전기요금 부담과 재정적 위험을 설명하면서 발전사업자에게는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라고 요구한다면, 한전 역시 경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의 성과를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해야 한다.

 

태양광은 비싸고, 한전의 경영은 예외인가

 

태양광발전의 경제성을 평가할 때 SMP만 따로 떼어 발전원가와 비교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태양광은 연료비가 없고 발전 과정에서 직접적인 온실가스 배출이 적지만, 출력 변동성과 계통 보강, 저장장치, 수급 조정 비용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전력산업 전체의 비용을 평가하면서 한전의 연료 조달, 발전자회사 운영, 송배전 투자, 금융비용, 전력시장 제도와 공공요금 정책을 제외한 채 태양광 전력구입비만 문제 삼는 것 역시 균형 잡힌 접근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력구매비용 절감이 필요하다면 발전원별 실제 비용과 계통 기여도, 시간대별 전력가치, 송배전 손실, 탄소배출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비용과 편익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한전의 경영 비효율과 제도적 비용도 함께 검증해야 한다.

 

태양광발전사업자에게만 시장가격 하락을 감수하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비용 항목과 경영 책임은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면, 이는 전력산업 전반의 구조개혁이 아니라 특정 주체에 대한 부담 전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가격 억제가 아니라 투명한 비용 검증

 

한전의 재무 건전성과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 안정성은 반드시 대립하는 목표가 아니다. 전력시장의 비용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비효율을 줄이면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한전은 전력구매비용과 재무 부담의 원인을 항목별로 공개하고, 경영진과 임직원의 성과급이 어떤 평가와 재무 지표에 근거하는지 설명해야 한다.

 

둘째, 정부와 전력시장 운영기관은 SMP 결정 구조와 발전원별 비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시장가격을 인위적으로 억누르는 접근보다 전력시장의 가격 신호가 실제 비용과 수급 상황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태양광발전사업자의 투자 안정성을 고려한 정책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미 투자된 발전소의 금융계약과 장기 사업계획을 무시한 급격한 제도 변화는 재생에너지 산업 전반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넷째, 전력망 부족과 출력제어, 계통 보강 비용 문제는 발전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돌릴 것이 아니라 정부와 한전, 전력시장 운영기관이 역할과 비용 분담 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적자의 책임은 따지지 않고 수익만 줄인다면 공정한가

 

한전의 적자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재무 건전성을 회복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만 압박하는 방식이 지속된다면 정책의 일관성과 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의문은 커질 수밖에 없다.

 

공기업의 재무 부담은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발전사업자가 한전의 경영 부담을 대신 떠안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성과급 역시 적자 규모만으로 부당성을 단정할 것이 아니라, 지급 기준과 경영 성과의 실질적인 연계성을 검증해야 한다. 한전이 진정으로 국민의 부담을 줄이려 한다면, 먼저 자신의 비용 구조와 경영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SMP를 둘러싼 논쟁도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을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전력산업 전체의 비용을 어떻게 줄이고 그 부담을 어떻게 공정하게 나눌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전의 적자는 사회적 부담으로 남고 성과급은 경영 성과로 인정받는 반면, 태양광발전사업자의 수익은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만 취급된다면 전력시장에 대한 신뢰는 회복되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일방적인 가격 압박이 아니라, 한전의 경영 책임과 전력시장 전체의 비용을 함께 들여다보는 공정한 개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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