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현실과 제도 공백…국가 전략사업의 구조적 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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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대규모 투자와 산업적 기대 속에서도 전력·용수 인프라와 제도적 기반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당 사업이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서의 상징성을 지니는 동시에, 공급 인프라와 정책 설계 측면에서 구조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막대한 전력과 용수 공급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현재 계획된 인프라는 수요 증가 속도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력 수요는 현재 약 1.9GW 수준에서 향후 15GW 이상으로 확대가 필요해 기존 수전 체계 대비 약 8배 규모의 공급 확충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신규 발전소 건설과 장거리 송전망 구축이 불가피하지만, 송전선로 경과지 갈등과 비용 분담 기준 등 현실적 제약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용수 확보 역시 중장기적 부담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요구되는 공업용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50년에는 약 100만㎥ 이상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하수 재이용수 개발과 댐 용수 활용을 병행하는 공급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발전용수의 공업용 전환을 위한 법적 근거가 미비하고 지역 간 수자원 배분 갈등 가능성도 내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특정 댐 용수의 안정적 공급 여부와 사용료 배분 문제는 향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전력망 설계 측면에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신뢰도 전력 공급이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계획은 계통 설계와 신뢰도 기준 적용 측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전소 수와 계통 구조를 고려할 때 사고 발생 시 안정적인 전력 공급 유지가 어려울 수 있으며, 특정 송전 방식에 대한 의존도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고신뢰도 전력 공급 체계 구축과 분산형 전력망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클러스터 경쟁력은 단순한 제조시설 집적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에 달려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전력과 용수 같은 기반 인프라뿐 아니라 연구 인력 확보, 산·학·연 협력, 전후방 산업 연계가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확보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집중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지역 거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형 클러스터 전략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종합적으로 국회입법조사처는 현재 산업단지 조성 방식이 입지 선정 이후 인프라를 맞추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지역별 전력·용수 공급 가능량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산업 규모와 입지를 설계하고, 이해관계자 간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가 전략사업으로서의 성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 경쟁력뿐 아니라 인프라 현실과 제도적 기반을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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