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MP 도입에 태양광 업계 집단 반발 확산…출력제어 무보상에 가격 하락까지
본문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 25일 대규모 집회 예고…법적 대응 가능성도 제기
화력발전은 기대이익정산금 등 보상체계 존재…태양광은 출력제어 손실보상 사각지대
기존 발전소까지 지역별 가격 적용 추진…투자자 신뢰 보호·혼잡잉여금 배분 논란
지역별 도매가격제(LMP) 도입을 앞두고 발전사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태양광 업계의 조직적인 대응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 관련 단체들은 정부와 전력거래소의 제도 도입 방침에 반발해 공동 정책건의문을 제출한 데 이어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송전망 부족으로 인한 출력제어 손실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가격제까지 적용되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추가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6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최근 발전사업자들에게 지역별 한계가격제 도입을 위한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안을 전달하고 의견 수렴에 착수했다. 이달 말 규칙개정위원회 상정을 앞둔 개정안에는 기존 발전소에도 지역별 가격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발전사들이 요구한 기존 설비 적용 제외와 시행 유예, 직접적인 손실보전 등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사업자들은 전국 단일 도매가격을 전제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기존 설비에 새로운 가격체계를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투자 당시의 제도적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는 이미 집단행동에 착수했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은 지난 4일 국회에 공동 정책건의문을 제출하고 오는 25일 대규모 집회를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규칙개정 과정에서 기존 발전사업자의 손실보전과 경과조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반발이 더욱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발전소 운영수익으로 금융기관 대출을 상환하는 중소 태양광 사업자들은 도매가격 하락이 장기적인 사업수익성과 채무상환 능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일부 발전사업자들이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가운데 태양광 업계에서도 제도 시행에 따른 권리 침해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등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지난달 23일 '재생에너지의 날 기념식' 행사가 열린 서울 코엑스에서
지역별 전력도매가격제(LMP)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제공
이번 논란에서는 발전원별 손실보상 체계의 차이도 주목할 대목이다. 과거 석탄·LNG 등 중앙급전발전기에는 송전제약 등으로 발전하지 못한 물량에 대해 일정한 기대수익을 정산하는 제약비발전정산금(COFF) 제도가 운영됐다. 2022년 전력시장 제도 개편 이후에는 기대이익정산금 등 새로운 정산체계가 마련됐다. 두 제도의 보상범위와 산정방식이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중앙급전발전기에는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경우 발전계획과 실제 발전량의 차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정산하는 제도적 장치가 존재한다.
반면 일반적인 비중앙급전 태양광 발전소는 이 같은 정산체계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전력계통 운영을 위한 출력제어 지시로 발전을 중단하거나 출력을 낮추더라도 생산하지 못한 전력에 대한 SMP와 REC 수입을 보전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중앙급전발전기 역시 모든 제약비발전 손실을 보상받는 것은 아니지만, 손실을 정산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송전망 부족이라는 동일한 계통제약이 발생했을 때 발전원의 시장참여 방식에 따라 경제적 부담이 달라지는 구조인 셈이다.
LMP 도입은 이러한 불균형에 새로운 가격위험을 더할 수 있다. 전력거래소의 모의분석에서는 송전혼잡 시간대 비수도권 도매가격이 kWh당 107.7원에서 97.1원으로 10.6원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정 조건에서 산출된 결과로 모든 태양광 발전소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역별 가격이 낮아지는 시간대에 발전하는 사업자라면 출력제어로 인한 발전량 감소뿐 아니라 실제 생산한 전력의 판매가격 하락까지 감수해야 할 수 있다.
정부는 고정가격계약 등으로 상당수 재생에너지 설비가 가격변동 위험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월평균 가격을 적용하는 전력구입계약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고정가격계약의 보호 효과는 계약별 정산구조에 따라 달라지며, 월평균 정산 역시 시간대별 가격변동을 완화하는 수단일 뿐 지역 전체의 평균가격 하락까지 막아주는 것은 아니다. 기존 발전소의 계약 유형과 발전시간대, 지역별 송전혼잡 수준을 반영한 수익 영향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혼잡잉여금의 배분 문제도 논란이다. 지역별 도매가격 차이에서 발생하는 혼잡잉여금을 한국전력에 배분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발전사업자들은 계통제약에 따른 손실을 완화할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혼잡잉여금은 전력소비자 환원과 송전망 투자 등에도 활용할 수 있지만, 기존 발전사업자의 제도 전환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 역시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송전망 확충 지연으로 출력제어를 받아온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에게 새로운 가격위험까지 부담시키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예상된다.
LMP는 지역별 전력의 경제적 가치를 가격에 반영해 발전설비의 효율적인 입지 선택과 전력망 투자를 유도하려는 제도다. 그러나 이미 건설된 발전소는 가격 신호가 달라졌다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수 없다. 태양광 발전소 역시 계통접속 가능 여부와 입지 규제, 인허가 조건 등을 고려해 투자한 설비라는 점에서 기존 사업자에 대한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규 투자에 대한 입지 유도 효과와 기존 투자자에게 발생하는 경제적 충격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양광 업계의 조직적인 반발은 LMP 도입을 둘러싼 논쟁을 기존 화력발전사의 수익성 문제에서 발전원 간 형평성 문제로 확대시키고 있다. 화력발전사들이 주장하는 투자자 신뢰 보호와 손실보전의 필요성은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원칙이다. 발전원마다 시장참여 방식과 비용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송전망 부족으로 발생하는 손실을 누가 어느 정도 부담해야 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과제다.
이달 말 규칙개정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오는 25일 예정된 태양광 업계의 대규모 집회가 제도 도입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정부가 LMP를 통해 전력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발전원별 수익 영향과 손실보상 체계의 차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기존 투자자 보호와 출력제어 손실보상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전망 부족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특정 발전원이나 기존 사업자에게 집중시키지 않는 합리적인 전환 원칙을 마련하는 것이 LMP 도입 과정의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