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생에너지 100GW 시대 향해 가속…“화석연료 수입비 절반으로 줄인다...연간 18조 절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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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00GW 달성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강화가 새로운 국가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 Ember와 글로벌에너지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는 2일 발표한 공동 분석을 통해 한국이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를 달성할 경우 연간 화석연료 발전용 수입비용을 현재 예상 수준의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약 37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100GW 목표가 실현되면 현재 설비 규모의 약 세 배 수준으로 확대된다. Ember는 풍력과 태양광 확대를 통해 연간 화석연료 발전용 수입비를 약 250억 달러에서 133억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현재 운영 중인 풍력과 태양광 설비만으로도 올해 약 47억 달러의 화석연료 수입비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Ember는 2010년 이후 국내 풍력과 태양광이 생산한 전력량이 누적 283TWh에 달하며, 이를 수입 LNG 발전으로 대체했다면 약 250억 달러의 추가 연료비가 필요했을 것으로 평가했다.
이번 분석은 최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을 배경으로 제시됐다.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 가스 가격이 전년 대비 41% 상승하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Ember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화석연료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단순한 탄소중립 정책을 넘어 경제 안보 전략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100GW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태양광과 해상풍력 확대가 핵심으로 꼽힌다. 보고서는 국내 저수지와 댐을 활용한 수상태양광 잠재력이 약 11GW에 이르며, 농촌형 태양광과 마을 단위 분산형 태양광을 병행할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해상풍력 역시 2030년까지 계획된 풍력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의 주요 축으로 평가됐다.
전력망 확충도 중요한 과제로 지목됐다. 수도권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인공지능 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주요 재생에너지 자원은 호남과 영남 지역에 집중돼 있다. 현재 호남권에서 수도권으로 송전 가능한 전력은 약 4.5GW 수준에 불과해 대규모 계통 병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반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국가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배터리 저장장치와 양수발전, 인공지능 기반 수요 예측 기술 등을 결합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도 병행되고 있다. 다만 주요 송전망 사업이 대부분 2030년대 이후 완공될 예정이어서 단기적으로는 기존 계통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적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mber의 에너지 분석가 매트 유언(Matt Ewen)은 “한국은 세계 인구의 94%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화석연료 수입비를 지출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는 미래의 가격 충격으로부터 한국 경제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글로벌에너지모니터의 야나 스미스(Janna Smith) 프로젝트 매니저는 “한국은 기술력과 산업 기반을 이미 갖추고 있으며 남은 과제는 부지 확보와 정책 실행”이라며 “부유식 태양광과 해상풍력이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mber는 한국이 세계적 수준의 태양광 모듈, 배터리, 전력기기 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한 투자 상당 부분이 국내 산업으로 환류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전력망 운영 기술과 저장장치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100GW 재생에너지 목표가 단순한 전력 정책을 넘어 에너지 수입 구조를 바꾸는 산업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화석연료 구매에 사용되던 자금이 국내 설비 투자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전환될 경우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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