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버리는 시대' - 태양광발전소 출력제어 급증, 재생에너지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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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 곳곳에서 태양광발전소 출력제어(출력 제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재생에너지 업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를 넘어 육지 계통까지 출력제어가 확대되면서, 출력제어가 단순히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태양광발전 전력망 구조 전체에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전력거래소는 지난 5월 초 “높은 태양광 발전량과 낮은 전력수요로 인해 계통 불안정이 예상된다”며 전국 육지 계통에 대한 태양광 출력제어를 사전 예고했고, 최근 실제로 매주 2회 이상, 하루에 최소 1시간에서 최대 5시간 이상 출력제어를 시행한 지역도 있었다.
수많은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장려 정책들만 믿고, 막대한 투자금과 대출을 받아 직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잦은 출력제어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발전사업자들에게만 전가되고 있다. 정부정책만 믿고 투자한 사업자들은 아무런 정부차원의 대책이나 보상금 없이 사업을 운영해야하기 때문에, 대출 원리금 갚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전력망·에너지저장장치(ESS)·전력시장 개편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하여 업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시급하다고 요구한다.
전국 송전망 조기 확충/대규모 ESS 투자 확대/지역 간 전력 이동 능력 강화/출력제어 피해 보상체계 마련/AI 기반 전력수요 예측 고도화 등
전문가들은 출력제어가 단순한 운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에너지 전환 정책 전체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발전사업자 입장에서는 수익 예측이 어려워지고, 금융권도 태양광 프로젝트 대출을 보수적으로 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생에너지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신뢰 붕괴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원 중 한 사업자는 “정부 정책을 믿고 수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제 와서 전기가 남으니 발전하지 말라고 한다”며 “이럴 거면 왜 발전소를 지으라고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상황이 단순한 일시적 혼란이 아니라 국내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실패 신호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발전사업자들이 수익성을 확신하지 못하면 신규 투자는 급감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국가 전체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외치면서 실제 시장에서는 발전을 강제로 멈추게 하는 나라가 됐다”며 “출력제어와 계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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