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형 태양광 길 열었지만…전력망·행정 장벽은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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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7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의결했다.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농사와 발전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 핵심이다. 사업 주체는 실제 경작 농업인과 주민참여협동조합으로 한정했고, 농업진흥지역 밖 농지를 기본 대상으로 삼되 재생에너지지구로 지정된 경우 일부 예외를 두었다.

임차농 보호를 위해 임대차 자동 갱신과 임대료 인상 제한을 도입했고, 영농을 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과 사업 정지, 허가 취소까지 가능한 처벌 규정도 포함됐다. 정책자금과 교육, 컨설팅 지원 근거도 함께 마련됐다.
법의 방향은 분명하다. 농지를 지키면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이익을 외부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돌게 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외지 사업자가 농지를 확보해 수익을 가져가던 방식에서 벗어나, 농촌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햇빛소득마을’과 같은 사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는 점도 이번 입법의 특징이다.
그러나 법이 마련됐다고 해서 현장의 문제가 곧바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전력망이다. 법은 어디서 누가 사업을 할 수 있는지는 정리했지만 계통망 문제로 실제 혜택을 볼 수 없는 지역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접속 지연과 출력제어가 반복되고 있다. 설비를 지어도 전기를 제때 팔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입지 확보 역시 여전히 행정 판단에 좌우된다. 농업진흥지역에서 사업을 하려면 재생에너지지구 지정이 필요하다. 지정 여부는 기준보다 행정 판단의 영향이 크다. 지자체의 입장과 지역 여건, 주민 반응에 따라 사업 가능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사업의 성패가 시장이 아니라 행정 결정에 의해 갈리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
주민참여협동조합 방식도 현실에서는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은 취지와 달리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책임이 분산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수익 배분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장기간 운영이 필요한 발전사업에서 이런 요소는 안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이번 법은 태양광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농지 이용 방식과 수익 흐름을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전력망, 행정 판단, 운영 방식이라는 핵심 문제는 여전히 현장에 남아 있다. 길은 열렸지만 실제로 걸어갈 수 있는 여건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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