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루의 시선] COP30(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 정책/범

본문 바로가기

정책/범

[태일루의 시선] COP30(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profile_image
태일루 기자
2025-11-24 12:17 0

본문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한국시간 11 23일 폐막했다. 파리협정 채택 10주년을 계기로 열린 이번 회의는 전 세계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 대응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집중됐다. 협상은 당초 일정보다 하루 늘어난 철야 논의 끝에무치랑(Mutirã공동협력)’ 결정문을 채택하며 마무리됐고, 이는 과학적 근거와 형평성, 다자협력 원칙을 토대로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1d5eaf2b66bbe4e663e97cd68353449c_1763954240_5629.png
 

가장 치열한 논쟁은 전지구적 적응목표(GGA)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기후적응 상태를 계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체계 도입이 핵심이었으며, 100개 이상 제안된 후보 지표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재원 불균형 논쟁 끝에 최종 59개로 정리되었다. ·보건·생태계·정주지·빈곤 등 지표가 구조화되었고 실제 적용은 향후 2년간 기술 작업반을 통해 검증·조정이 계속될 예정이다. 이는 기존의 선언 중심 정책에서 데이터 기반 적응 정책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 논의에서는 화석 연료 기반 발전소의 단계적 종료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부 국가는 석탄발전 종료 시점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자고 요구했으며, 다른 국가는 국가별 전력 구조 차이와 전력 안보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최종 합의는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을 출범하고 내년 SB64(UNFCCC 부속기구 제64차 회의)에서 구체적 운영 절차를 논의하는 방향으로 모아졌다. 발전소 폐쇄는갑작스러운 멈춤이 아니라지역 사회와 전력 체계가 함께 이동하는 전환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인되었다.


전지구적 이행점검(GST)에서는 과학자료 기반 정책 설계와 재원 배분의 균형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가 드러났다. 일부 국가는 감축·적응·재원 모두를 균형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고 개도국은 실질적인 재원 확보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감축·적응·재정 등을 모두 포괄하되 재원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절충안이 합의되었으며 GST 논의는 2026~27년 대화체 운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대응조치(Response Measures) 의제가 새롭게 부상했다. 이는 기후 정책과 무역 정책 간의 관계를 다루는 영역으로 탄소국경세(CBAM) 등 국제 무역 규제가 UNFCCC 틀 안에서 논의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의견이 갈리는 민감한 사안이지만 공식 의제화되면서 향후 기후 정책이 무역장벽으로 변하는 흐름이 더 투명하게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대표단도 참여했으며 한국은 환경건전성그룹(EIG)을 기반으로 협상 그룹 간 입장 조율과 합의 도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파리협정 제6.4조 감독기구 위원직 등 국제기구 참여를 확대하며 다자 협상의 연결자 역할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COP30의 최종 메시지는 선언보다 절차, 약속보다 실행을 요구한다는 데 있다.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도 분명하다. 석탄·LNG 등 화석연료 발전 의존을 줄이지 않는 한, 한국은 미래의 저탄소 경제에서 경쟁력을 잃게 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발전소 폐쇄는 단순한 설비 철거가 아니라 해당 지역·인력·전력체계가 함께 이동하는 완만하고 계획적인 변화여야 하며, 지금 필요한 것은 석탄발전 종료 시점과 지역 전환 계획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밝혀 사회적 합의를 형성하는 일이다.


COP30은 한국에 에너지 전환을 늦게 하는 것이 이제 가장 위험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는 환경을 위한 요구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과 전력 안보, 산업 신뢰도까지 포함한 종합적 생존 전략의 문제이다. 한국이 앞으로의 COP 과정에서 어떤 전환 의지를 보여줄지에 따라, 한국의 에너지 체계와 경제 구조는 향후 10~20년간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4 건 - 1 페이지

에너지믹스 논의의 핵심은 가격…재생에너지·원전 모두 유연성 요구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한 에너지믹스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발전 단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술 조합이나 비중 논의에 앞서 가격 경쟁력과 계통 대응 능력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

박담 기자 2026.01.08

경북·울산·충남 분산특구 추가 지정…태양광 중심 분산에너지 실증 확대

정부가 경북·울산·충남 지역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추가 지정하며 태양광을 포함한 분산형 전원 기반 전력 시스템 실증을 본격화한다. 이번 지정으로 분산특구는 기존 4곳에서 총 7곳으로 늘어나며, 비수도권 전력 수요 이전과 무탄소 분산형 전력 활성화가 기대된다.이해를 …

박담 기자 2025.12.27

내년 7GW 태양광 RE100 시장 유입 전망…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가 재편 신호

내년 상반기 국내 RE100 시장에 대규모 태양광 물량이 유입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폐지와 재생에너지 입찰제 전환이 추진되면서, 그동안 현물시장에 머물던 태양광 전력이 RE100 이행 전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마련되고 있…

정운 기자 2025.12.25

[태일루의 시선] 원전 단가가 싸다는데 왜 여전히 태양광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한국 전력 구조를 보면 출발점은 분명하다. 원자력은 현재 전체 발전량의 30% 안팎을 담당하고 있다. 석탄과 가스 등 화석 연료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는 10%를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원전 비중이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나라에서 화석 연료 의…

태일루 기자 2025.12.08

재생에너지 PPA 확대 막는 ‘깜깜이 망 이용요금’…독립 규제체계 시급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이 에너지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국내 제도 기반은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는 기업들이 PPA 도입을 주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전력망 이용요금의 불투명성’을 지목했다. 전력망 …

정운 기자 2025.12.05

열람중[태일루의 시선] COP30(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이 한국에 던지는 질문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한국시간 11월 23일 폐막했다. 파리협정 채택 10주년을 계기로 열린 이번 회의는 전 세계 5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 대응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집중됐다. 협상은 당초 일정보다…

태일루 기자 2025.11.24

화력 발전 최소 출력 낮추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최대 70% 완화.... 45억원 절감 효과

화력 발전 최소출력(최소발전용량) 낮추면 연료비 절감에 최대 1.1만 톤 온실가스도 감축국제 권고 수준(20~40%) 대비 여전히 높은 국내 최소발전용량… 구조적 조정 시급제주 지역 전력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화력발전소에 가동을 보장해 주는 ‘최소발전용량…

박담 기자 2025.11.11

[태일루의 시선] 액션 플랜 없는 예산 증액은 공허하다

정부는 내년도 재생에너지 예산을 전년 대비 42% 늘렸다. 1조2천억 원이 넘는 지원 규모는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한 의지다. 더 많은 태양광과 풍력, 더 빠른 전환, 더 큰 전기 시스템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러나 현장은 묻는다. “그 돈, 어디까지 내려오는가” 예산은…

태일루 기자 2025.11.05

[태일루의 시선] 폭염의 한가운데, 원전이 아닌 태양광이 있었다

한낮 96GW의 전력 수요를 견딘 건, 원전도 아니고 LNG도 아닌 태양광이었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던 7월 9일, 대한민국의 낮 12시 45분. 총 전력 수요는 96GW에 달했다. 전력망이 비명을 지를 시간이었다. 그런데 이 순간, 태양광이 23.7GW를 댔다…

태일루 기자 2025.07.14

햇빛은 쏟아지는데 멈춰선 태양광 -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논란(이재명 정권 시험대)

- 한전의 무책임한 출력제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발전사업주에게...- 이재명 정권의 한국형 에너지전환 시험대태양이 강하게 내리쬐며 120년만의 폭염을 맞고 있는 7월, 전남 지역의 한 태양광발전소는 평소처럼 전력을 생산하고 있었지만, 이내 갑작스레 출력을 줄이라는 한…

김정윤 2025.07.11

[태일루의 시선]“지구 온도 1도 오를 때마다 산불 14% 증가…해답은 태양광”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산불 재난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지난 2월, 팀머만 단장이 이끄는 IBS 기후물리연구단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의미심장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태일루 기자 2025.04.02

[태일루의 시선]“지구 온도 1도 오를 때마다 산불 14% 증가…해답은 태양광”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산불 재난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지난 2월, 팀머만 단장이 이끄는 IBS 기후물리연구단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의미심장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태일루 기자 2025.04.02

[태일루의 시선]“지구 온도 1도 오를 때마다 산불 14% 증가…해답은 태양광”

최근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극단적인 산불 재난은 더 이상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다. 지난 2월, 팀머만 단장이 이끄는 IBS 기후물리연구단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의미심장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도 상승할 때마다 전 세계…

태일루 기자 2025.04.02

정부의 태양광 사용료 부과 검토, 근본적 원인 외면한 미봉책에 불과

최근 정부 여당이 태양광 발전 사업자에게 ‘송전망 사용료’ 부과를 검토하면서 제시한 논거가 논란을 낳고 있다. 여당은  태양광 발전 설비가 급증함에 따라 송전망 과부하가 심각해져 전력망의 안정성을 위협한다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

박담 기자 2025.03.13
기사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