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REC 설비확인에 두 달 가까이…정부 행정 지연에 발전사업자만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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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 처리기간 57.9일…규정상 1개월의 두 배 수준
박지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 에너지공단 제출자료 통해 확인
RPS 폐지·계약시장 전환 앞두고 행정 역량 확충 시급…사업자 피해 방지책 마련해야
태양광 발전사업자가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발급받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설비확인 절차가 규정상 처리기한을 반복적으로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발전사업자의 수익과 직결되는 행정 절차는 제때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RPS 제도 폐지와 새로운 계약시장 도입을 앞두고 정부의 행정 역량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지혜 의원이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설비확인 평균 처리기간은 57.9일로 집계됐다. 현행 '공급인증서 발급 및 거래시장 운영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처리기한인 신청일로부터 1개월을 크게 초과한 수치다.
RPS 설비확인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REC 발급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는 필수 절차다. 발전설비의 적합성과 설치 유형, 가중치 적용 여부 등을 심사하며 확인 절차를 마쳐야 REC 발급을 진행할 수 있다. REC 판매수익은 전력 판매수익과 함께 태양광 발전사업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설비확인 지연은 사업자의 자금 운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비확인 처리기간은 최근 들어 오히려 악화됐다. 2021년 38.6일이었던 평균 처리기간은 2022년 23.5일, 2023년 25.4일로 단축됐지만 2024년 37.1일로 다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7.9일까지 급증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평균 처리기간 역시 38.5일로 규정상 기한을 초과했다.
문제의 배경에는 신청 물량에 비해 부족한 심사 인력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이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처리한 설비확인은 총 13만5050건에 달한다. 지난해에만 2만7281건을 처리했지만 올해 설비확인 관련 인력은 사전검토 인력 10명을 포함해 64명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지역본부 인력은 재생에너지 보급과 금융지원 등 다른 업무를 병행하고 있어 실질적인 전담 인력은 더욱 제한적이다.
행정 지연에 따른 부담은 민간 발전사업자에게 돌아간다. 태양광 발전사업은 상당 부분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초기 투자비를 조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발전소가 준공되고 상업운전을 시작하더라도 REC 발급 절차가 늦어지면 수익 실현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는 이러한 불확실성 자체가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국태양광발전협회는 지난해 11월 한국에너지공단에 설비확인 기간 단축을 공식 요청했다. 협회는 설비확인 지연으로 금융지원사업 기한을 초과하는 등 사업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시적 인력 충원과 외부 전문기관 위탁 확대, 권역별 심사업무 분산 등을 건의했다. 처리기한을 초과할 경우 지연 사유를 공개하는 등 행정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최근 처리기간이 단축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청사업의 평균 처리기간은 21.4일이며 7월 완료사업 기준으로도 27.1일까지 감소했다. 공단은 RPS 시스템 개편과 서류 간소화, 광학문자인식(OCR) 적용 확대 등 업무 효율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개선이 지속될지는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이번 문제는 정부가 추진 중인 RPS 폐지와 계약시장 전환을 앞두고 더욱 주목된다. 새로운 계약시장에서는 입찰과 계약 체결, 이행 관리 등 정부와 관련 기관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기존 제도에서조차 설비확인 업무가 적기에 처리되지 못한 현실은 새로운 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행정 역량 확충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의 실효성은 신규 설비 보급 목표뿐 아니라 기존 발전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환경에서도 평가받아야 한다. 발전소 건설과 금융 조달에 따른 위험을 민간이 부담하는 상황에서 행정 지연으로 발생하는 추가적인 불확실성까지 사업자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와 계약시장 전환을 추진하려면 처리기한 준수를 위한 인력 확충과 업무 개선, 사업자 피해 방지책부터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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