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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사령탑 대통령실로…메가프로젝트 성패, 결국 ‘전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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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기자
2026-08-31 12: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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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에너지전환정책실장, 대통령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 발탁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총괄해온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이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메가프로젝트를 챙기는 역할이다.

단순한 인사 이동으로 보기에는 의미가 작지 않다. 대규모 산업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전력이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산업과 전력망, 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해온 에너지 관료를 대통령실에 전진 배치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이원주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대통령비서실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으로 임명했다. 신설된 메가프로젝트 보좌관은 반도체와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민간기업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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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주 보좌관

이 신임 보좌관은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전력산업과장, 전력혁신정책관, 에너지전환정책관, 에너지정책관 등을 거쳤다. 이후 기획조정실장과 대변인을 지냈으며 정부 조직개편 이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을 맡아 전력산업과 전력망, 원전, 재생에너지 등 국가 에너지정책 전반을 총괄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와 햇빛·바람·계통 소득 등 현 정부의 주요 에너지 정책에도 관여했다. 정부가 산업과 에너지 양쪽을 경험한 관료를 메가프로젝트 전담 보좌관으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향후 대규모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의 연계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프로젝트의 가장 큰 난제로 전력 공급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제시된 전망에 따르면 향후 AI 데이터센터에서 18.4GW,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20GW 등 약 38.4GW의 추가 전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 전력사용량으로 환산하면 약 260TWh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문제는 공장이나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만으로 산업 프로젝트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기를 생산할 발전설비가 필요하고 생산된 전력을 산업단지까지 전달할 송배전망도 확보해야 한다.

특히 송전망은 발전소나 산업시설보다 건설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송전선로 입지 선정부터 주민 수용성, 지방자치단체 협의, 환경·인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발전설비가 충분하더라도 계통이 제때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산업투자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들의 RE100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전력의 ‘양’뿐 아니라 ‘종류’도 중요해지고 있다.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글로벌 공급망과 직접 연결되는 산업일수록 재생에너지 조달 능력이 기업의 입지 결정과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전력을 많이 공급하는 것을 넘어 기업이 원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산업정책의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태양광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원전이나 대규모 발전소는 계획부터 건설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지만 태양광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에 설비를 확충할 수 있다. 산업단지 지붕과 주차장,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분산형 태양광은 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장점이 있다.

다만 태양광 설비만 늘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계통 보강과 ESS 확충, 전력시장 개편, 수요관리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가 있어도 송배전망 부족으로 계통 접속이 지연되거나 출력제어가 발생하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메가프로젝트와 에너지전환은 별개의 정책이 아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를 어디에 건설할 것인지의 문제는 앞으로 어디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어떻게 보내며 어떤 에너지원을 사용할 것인지의 문제와 연결된다. 산업정책과 에너지정책을 따로 설계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셈이다.

정부가 에너지전환 정책을 총괄하던 관료를 대통령실 메가프로젝트 전면에 배치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신임 보좌관에게 주어진 과제 역시 개별 프로젝트의 진도 관리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전력과 용수, 인허가, 주민 수용성 등 여러 부처와 지자체에 걸쳐 있는 문제를 대통령실 차원에서 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발전원 구성과 송전망 확충 방향이 구체화되면 메가프로젝트에서 발생할 막대한 신규 전력수요를 국가 전력계획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산업정책의 경쟁력도 이제 값싼 부지와 세제 혜택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필요한 전력을 제때 공급할 수 있는지, 전력망을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기업이 요구하는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산업입지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긴 에너지전환 사령탑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메가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결국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그곳에 필요한 전력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 해답에서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와 전력망을 빼놓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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