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연료, 섞는다고 온실가스 줄어드나…전과정 배출 따지면 감축효과 크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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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솔루션, RFS 정책 브리프 ‘무엇을 섞는지 묻지 않는 제도’ 발간
원료 생산·가공·운송 과정·토지이용변화까지 따지면 2026~2030년 감축효과 크게 달라져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 72%가 팜 계열…어떤 원료를 쓰더라도 같은 감축 실적으로 인정
정부, 감축효과 평가체계 마련 약속은 4년째 미이행한 채 2030년 혼합의무 최대 8% 확대 추진
국내 바이오디젤의 원료 구조를 고려해 전과정 배출을 평가하면,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으로 계산해 온 바이오연료 사용 실적이 오히려 추가 배출로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정부는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얼마나 섞었는지를 기준으로 감축량을 계산하지만, 원료의 생산·가공·운송과 토지이용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반영하지 않는다.
기후솔루션은 29일 정책 브리프 ‘무엇을 섞는지 묻지 않는 제도: 바이오연료 혼합의무화제도(RFS)의 한계와 개선 방향’을 발간하고, 바이오연료 정책의 기준을 ‘얼마나 섞었는가’에서 ‘실제로 얼마나 온실가스를 줄였는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현행 법정 혼합비율에 따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이 대체하는 경유의 전과정 배출량은 총 1502만 톤으로 계산됐다. 이는 바이오디젤을 사용하지 않고 경유를 계속 사용했을 경우 발생했을 배출량으로, 바이오디젤의 전과정 감축효과를 판단하기 위한 비교 기준이다.
그러나 바이오디젤의 원료를 생산하고 가공·운송하는 과정과 토지 이용 변화에 따른 배출까지 반영하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해외 규제기관과 주요 연구에서 확인된 원료별 낮은 배출값을 적용하면 순감축량은 1122만 톤으로 줄었다.높은 배출값을 적용하면 바이오디젤의 전과정 배출량이 대체된 경유의 배출량을 넘어서면서, 경유를 그대로 사용했을 때보다 오히려 1617만 톤을 더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같은 양의 바이오디젤을 섞더라도 무엇으로 만들었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을 어디까지 계산하는지에 따라 감축이 될 수도, 추가 배출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분석에 사용된 낮은 값과 높은 값은 국내 배출량의 통계적 최솟값과 최댓값이 아니며 서로 다른 해외 규제 기준과 연구에서 제시된 원료별 배출값을 적용한 결과다.
이러한 차이는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 구조에서 특히 중요하다. 2024년 국내 바이오디젤 원료의 72%는 정제 팜유와 팜 부산물 등 팜 계열이었다. 물량으로는 76만 6000톤으로, RFS 시행 시점인 2015년보다 약 네 배 늘었다. 전체 원료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77%에 달했다.
관건은 이런 구조가 온실가스 감축에 실제로 기여하는지다. 그러나 팜유는 원료 생산을 위해 열대림이나 탄소를 많이 저장한 이탄지가 농장으로 바뀌거나, 바이오연료용 작물 수요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농지가 개간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한국 RFS는 팜유와 폐식용유처럼 감축효과가 서로 다른 원료도 같은 양을 섞으면 동일한 감축 실적으로 인정한다.
브리프는 수입 팜 계열 원료에 대한 의존이 단순한 시장 선택이 아니라, 원료별 감축효과를 구분하지 않고 바이오연료 사용량 자체에 정책적 가치를 부여해 온 제도가 만든 구조적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혼합의무를 통해 바이오연료 시장의 양적 확대를 유도했지만, 확대된 시장이 어떤 원료를 선택하고 실제로 어떠한 감축성과를 내는지는 관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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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연료 별 전과정 온실가스 배출량. 출처 : 기후솔루션.
정부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이미 알고 있었다. 정부는 2022년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 방안’에서 혼합량만 관리하는 RFS를 실제 탄소감축 효과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전과정평가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관리기관 일원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발표 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러한 기준은 RFS 의무이행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반면 정부는 2030년 바이오연료 혼합의무비율을 최대 8%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7년 시행 예정인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의무에는 국제기준에 따른 원료의 지속가능성과 온실가스 감축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지만, 10년 넘게 시행된 도로용 바이오디젤에는 같은 수준의 기준이 없다.
보고서 저자인 기후솔루션 임두리 변호사는 “바이오디젤이라고 해서 모두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은 아니다. 특히 팜유처럼 토지이용변화에 따른 배출 위험이 큰 원료의 비중이 높은 한국에서는, 원료에 따른 배출 차이를 따지지 않는 현행 제도로 실제 감축을 장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런 상태에서 혼합의무만 확대하면 바이오연료 사용은 늘어도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진다고 보장할 수 없고, 오히려 배출이 늘어날 수도 있다”라며 “정부가 2022년 스스로 필요하다고 한 LCA 기반 평가·관리체계조차 아직 갖추지 못한 채 혼합의무를 늘려서는 안 된다. 먼저 전과정 온실가스 감축기준을 마련하고 고위험 원료의 인정을 제한하는 등, 사용량이 아니라 검증된 감축성과를 기준으로 RFS를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가 혼합의무를 부과해 조성한 바이오연료 시장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7월 바이오연료 제조·판매사업자 7곳의 입찰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 절차를 시작했다. 공정위 심사관은 2013년 12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입찰담합과 물량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했으며, 영향을 받은 입찰 규모를 약 9조 7000억원으로 파악했다. 정부가 의무수요를 만들어 시장 확대를 유도한 한편 실제 감축성과와 시장의 경쟁질서를 충분히 관리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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