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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동향

'대형 산불, 문재인의 묻지마 태양광이 한몫했다고?' 근거 없는 주장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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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기자
2025-04-01 21: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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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형 산불로 피해 입은 태양광발전소 사진/안병준 대표 제공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인명,재산 피해를 남긴 이번 영남 일대의 대형 산불은 한 성묘객의 단순 실수로 비롯해서 발생한 대재앙이었다.


산불이 발생한 당시 현장은 급격한 기온 상승과 낮은 습도, 여기에 강풍까지 겹쳐 빠르게 확산했다. 산불 확산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 3월 22일과 23일, 경북 의성 지역의 최고기온은 25~26도로 초여름 수준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의성의 올해 1월과 2월 강수량은 각각 7.4mm, 4.8mm로 평년(각각 15.5mm, 22.6mm)에 크게 못 미쳤고, 당시 이 지역에는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전문가들은 나무와 식물이 건조한 상태에서 초속 10m 이상의 강한 바람까지 불어 침엽수가 많은 영남 지역의 피해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인재와 자연적 요인이 결합해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지역이 전소됐으며, 사망자 또한 28명에 이르는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그런데도 일부 매체에서는 터무니 없는 주장과 논란을 유발할 수 있는 의견을 제기했다. 최근 매일산업뉴스에 기고한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우선 정책이 산불 참사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며 태양광 시설이 산불 발생 원인이라는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해 논란을 키웠다. 


그 기사 원문에 의하면,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우선 정책이 대참사를 빚게 했고 태양광 설비가 건조하면 대형 산불의 직간접적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전에도 태양광 화재가 17건이나 되었다고 조선일보 기사까지 인용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마치 태양광 발전소가 이번 화재의 도화선이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과거에 산림을 훼손해가며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일부 시공사가 있었는데 필자도 그 점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필자의 입장과 다르긴 하지만, 사실 태양광 모듈은 일반적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이기 때문에 산에 발전소가 더 많았다면 큰 불을 역으로 막아줄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태양광 모듈의 전면부를 덮고 있는 것은 일반적으로 강화유리로 유리가 불에 타지 않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아는 사실이다. 태양광 모듈의 핵심인 태양전지(솔라셀)는 실리콘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실리콘 자체는 불연성 물질이다. 그리고 태양전지를 보호하고 밀봉하는 역할을 하는 EVA(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필름은 가열되면 녹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난연성이 강화된 물질이다. 백시트(Backsheet)는 패널 뒷면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계열의 소재로, 일부 소재는 불에 탈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난연성이 강화되어 있다. 끝으로 태양광 모듈을 감싸는 구조물은 알루미늄 프레임으로 불에 잘 타지 않는다. 이처럼 태양광발전소 자체는 불에 잘 타지 않기 때문에 침엽수가 많은 지역에 발전소가 있었다면 오히려 산불의 더 큰 피해를 막았을 수도 있다.

 

조선일보에서 주장하는 태양광발전소의 화재는 일반 태양광발전소가 아니라 태양광 ESS(Energy Storage System), 즉 에너지 저장 시스템이다. ESS에서 많이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열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열 폭주 현상으로 불이 날수 있다. 이는 전기차에서 불이 나는 현상과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국내 태양광 ESS시장은 한때 세계 시장을 선도할 정도로 성장하기 시작했으나 정책 변화와 배터리 안전성 이슈 등으로 현재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상태이다. 게다가 이번 산불 과정에서 ESS 관련 화재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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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대형 산불로 화마가 휩쓸고 간 태양광발전소 사진/안병준 대표 제공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필자 역시 임야에 산림을 훼손해 가면서까지 태양광발전소를 짓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번 대형 산불은 안타깝지만 그냥 인재이다. 그 대형 산불로 인해서 그 지역에서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일부 사업주는 발전소가 산불에 녹거나 연기에 그을려서 막대한 재산 피해를 입은 안타까운 도민이다. 그래도 그들을 포함한 한국태양광공사협회 회원들은 누구 하나 원망하지 않고 현재 십시일반 산불로 피해 입은 또 다른 분들을 위해서 성금 모으기를 하고 있다.

 

이 안타까운 시기에 평론가라면 덮어놓고 비판하기 식의 글이 아니라 최소한 사실이 확인된 소재로 기사를 썼으면 한다비판은 자유롭지만, 정확한 사실 확인에 기반한 책임 있는 주장이 필요하다. 히 국가적 재난 상황일수록 국민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처럼 글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 소위 평론가라면 이런 말도 안 되는 비난의 글이 아닌 국민에게 희망이 되는 글을 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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