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생에너지 ‘사기극’ 발언…美 태양광 시장 혼돈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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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태양광 시장이 다시 불확실성에 빠졌다. 대중국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회복세를 타던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정부 조치로 제동이 걸렸다. 국내 기업들 역시 투자 확대 국면에서 돌발 변수를 맞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태양광과 풍력을 “세기의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풍력이나 농업을 해치는 태양광을 승인하지 않겠다”며 원전과 화력 중심의 에너지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이후 연방정부는 로드아일랜드 연안에서 추진 중이던 40억달러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 ‘레볼루션 윈드’에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해 업계에 충격을 줬다.
정책 환경도 불리하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70억달러 규모의 ‘모두를 위한 태양광(Solar for All)’ 프로그램을 지난달 중단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하나의 큰 아름다운 법안(OBBBA)’을 내세워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종료 시점을 2032년에서 2027년 말로 앞당기고, 지원 대상을 같은 시점까지 전력을 실제 생산·공급한 기업으로 제한했다.
이 같은 기조 변화는 미국에 생산 거점을 확대 중인 한국 기업에도 불확실성을 던지고 있다. 한화솔루션(한화큐셀)은 3조2000억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에 ‘솔라허브’를 건설 중이고, OCI홀딩스 역시 2억6500만달러를 투자해 텍사스에 2GW 규모의 셀 공장을 세우고 있다. 자회사 OCI에너지를 통한 100MW 프로젝트 매각 등 밸류체인 구축에도 속도를 내왔다.
실적 흐름은 명암이 엇갈린다.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15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손실(918억원)에서 반등했다. 반면 OCI홀딩스는 말레이시아 자회사 수요 위축으로 777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그러나 대중국 제재 강화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불확실성을 키우더라도, 재생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흐름까지 바꾸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미국 재생에너지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는 다른 발전원보다 훨씬 낮다”며 “전력시장이 이미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재편된 만큼 중장기적 판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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