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의 글로벌 리포트] 글로벌 태양광 시장, 미국·중국 성장 속 유럽 둔화와 중동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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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태양광 시장이 각 지역별로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반면, 유럽은 보조금 삭감과 전력망 과잉으로 주춤하고 있다. 중동은 대형 프로젝트와 신규 플랫폼을 통해 본격적인 재생에너지 확산에 나섰으며, 아시아 신흥국 역시 태양광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중국, 초대형 프로젝트 주도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올해 신규 전력 설비의 절반가량을 태양광이 차지할 전망이다. 특히 텍사스를 중심으로 약 9.7GW의 대규모 설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돼, 미국 내 태양광 누적 설치량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에너지 저장용 배터리 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농장을 건설 중이다. 610㎢, 즉 시카고 크기에 맞먹는 규모로 조성되는 이 프로젝트는 2025년 상반기 212GW의 신규 설치량과 맞물려 탄소 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력 수요가 3.7%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출량은 1% 감소한 점이 주목된다.
유럽, 보조금 삭감과 전력망 과잉에 직면
반면 유럽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소라파워유럽에 따르면 올해 신규 설치량은 64.2GW로 전년 대비 1.4% 감소가 예상된다. 가정용 지붕형 태양광 보조금 축소가 직접적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스페인은 급격한 태양광 증가로 전력 가격이 마이너스에 이르는 등 과잉 현상을 겪고 있다. 잦은 공급 조정과 정전 사태는 전력망 확충과 저장장치 도입이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
중동, 대형 프로젝트와 플랫폼 확장
중동은 정반대 흐름이다. 바레인은 15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공개해 6천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며, 사우디아라비아는 2GW 규모의 ‘알 사다위’ 프로젝트 금융 마감을 성사시켰다.
투자사 스톤피크는 중동 전역에 태양광·풍력·저장 프로젝트를 추진할 ‘와하지피크(WahajPeak)’ 플랫폼을 출범시켰다. 전문가들은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이 2030년까지 180GW 이상의 태양광 용량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시아, 확장 전략 강화
베트남은 2030년까지 태양광 목표를 기존 10GW에서 15GW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태양광 셀·웨이퍼 수출이 상반기에만 70% 이상 늘었으며, 인도와 동남아시아가 주요 수출 시장으로 부상했다.
이란도 같은 기간 태양광 발전량이 71% 증가했다. 연말에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전체 전력의 5%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현지 전문가들은 “거대한 건설현장이 전국에 펼쳐져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지역별 과제 선명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면서도 지역별 과제가 뚜렷하다. 미국과 중국은 규모의 경제와 배터리 연계를 통한 지속 성장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럽은 전력망 안정화와 정책적 지원 회복이 관건이다. 중동은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확장기를 맞이했고, 아시아 신흥국은 수출 확대와 정책 상향을 통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태양광이 글로벌 전력 믹스의 중심으로 부상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별 제도적 지원과 전력망·저장 인프라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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