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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루의 시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대, 내재 탄소를 설명하지 못하면 국경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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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일루 기자
2025-12-29 10:3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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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월부터 탄소는 실제 비용이 된다. 유럽연합이 도입한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이 내년 11일부터 본격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국경을 넘는 제품에 탄소 배출량만큼의 비용이 부과된다. CBAM은 환경 규제가 아니라 무역 질서를 재편하는 장치다. 문제는 겉으로 보이는 친환경 이미지가 아니라 얼마를 더 내야 하느냐에 있다.

CBAM의 핵심 개념은내재 탄소. 내재 탄소란 제품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전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의 총합을 뜻한다. 공장에서 연료를 태워 발생한 배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공정을 가동하기 위해 사용한 전력, 원료를 생산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배출까지 모두 포함된다. 쉽게 말해, 제품 안에 보이지 않게 들어 있는 탄소의 이력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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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이 내재 탄소는 구조적으로 나뉜다. 먼저 공정 자체에서 직접 발생하는 배출이 있다. 철강의 용광로나 시멘트의 소성 과정처럼 기술적으로 피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다음은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이다. 같은 공정이라도 어떤 전기로 돌렸는지에 따라 수치는 크게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원자재와 공급망 단계에서 발생하는 배출이 있다. CBAM은 이 가운데 최소한 직접배출과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을 명확히 계산하고 설명하라고 요구한다.

이 지점에서 재생에너지가 등장한다. 재생에너지는 내재 탄소 구조 중 전력 사용에 따른 배출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아도, 전력원을 바꾸는 것만으로 제품당 탄소 배출량은 즉시 낮아진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는 CBAM 대응에서 가장 빠르고 직관적인 감축 수단으로 거론된다.

한편 이런 질문이 가능하다. 원자력 역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전원 아닌가. 과학적으로 보면 맞는 말이다. 원자력은 분명 저탄소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CBAM은 전원의 성격이 아니라 기업의 선택과 증명 가능 여부를 본다. 대부분의 원자력 전력은 국가 전력망에 섞여 공급된다. 특정 기업이 그 전력을 사용했다고 입증하기는 어렵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계약과 설비를 통해 전력 사용의 귀속을 명확히 할 수 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재생에너지는 만능 해결책이 아니다. 공정 자체에서 배출이 발생하는 산업에서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한계가 존재한다. 다만 현재의 CBAM 구조에서 내재 탄소에 직접적인 변화를 주면서 기업이 스스로 통제하고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은 재생에너지 외에 많지 않다.

실무적으로 CBAM 대응의 핵심은 감축 선언이 아니라 입증 자료다. 전력구매계약, 자가발전 설비, 재생에너지 인증서는 기업이 사용한 전력의 배출계수를 명확히 제시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 자료들은 CBAM 보고 과정에서 제품의 내재 탄소를 조정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줄였다는 주장보다, 줄였음을 증명할 수 있는 구조가 비용을 결정한다.

이제 대응이 늦으면 직접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준비된 기업은 이 국면을 관리 가능한 부담으로 넘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방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준비 여부가 중요한 시점이 도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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