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밀어올린 전력수요…태양광, 한낮 전력 4분의 1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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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7일 전력수요 95.3GW 역대 5위…산업체 정상 조업했다면 100GW 돌파
8월 3일 오후 3시 태양광 24.6GW 공급…낮 시간대 전력수급 핵심 전원으로
ESS 연계하면 일몰 이후 저녁 피크 대응 역할까지 확대 가능
기록적인 폭염으로 지난 8월 전력수요가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 낮 시간대 전력수요의 4분의 1을 담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철 전력수급에서 태양광이 단순한 보조전원을 넘어 피크 수요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전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오후 3시 전력시장 내 수요는 95.3GW를 기록했다. 올여름 최고치이자 역대 다섯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역대 최대 전력수요는 2024년 8월 20일 97.1GW다. 이어 2025년 8월 25일 96.0GW, 2025년 7월 8일 95.7GW, 2024년 8월 19일 95.6GW 순이다. 올해 8월 7일 기록한 95.3GW가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부분은 당시 산업체의 전력수요가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8월 첫째 주는 주요 산업체의 여름휴가가 집중되면서 조업률이 크게 떨어지는 시기다. 올해 역시 7월 말까지 조업을 이어간 산업체들이 8월 첫째 주부터 본격적으로 휴가에 들어가면서 산업용 전력수요가 감소했다.
그러나 산업체의 조업 감소 효과를 기록적인 폭염이 상쇄했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한반도를 덮으면서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졌고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했다.
8월 2일 경남 양산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42.5도까지 치솟았다. 기상관측 이래 최고기온 극값이다. 8월 상순 전국 평균기온 역시 29.1도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체들이 정상적으로 조업했다면 상황은 더욱 심각했을 것으로 분석됐다. 조업 감소 효과를 제외할 경우 시장수요는 100.1GW, 비중앙급전과 자가발전 등을 포함한 계통수요는 106.8GW까지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전력시장에서 처음으로 100GW를 넘어설 수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폭염 속에서 낮 시간대 전력수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 것은 태양광이었다. 8월 3일 오후 3시 기준 국내 총전력수요는 97.1GW였다. 이 가운데 한국전력과 직접전력거래(PPA)를 하는 태양광과 자가용 태양광 등 시장 밖 태양광 발전이 17.4GW를 공급했다.
이들 태양광 발전이 먼저 수요를 담당하면서 전력시장에서 발전기들이 실제 공급해야 하는 시장수요는 79.7GW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전력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태양광 발전이 7.2GW를 추가로 공급했다. 시장 안팎의 태양광을 합하면 같은 시간 태양광 발전량은 총 24.6GW에 달한다.
총수요 97.1GW 가운데 24.6GW를 태양광이 담당한 것이다. 비중으로 계산하면 약 25.3%다. 폭염으로 냉방수요가 급증한 한낮 전력의 4분의 1 이상을 태양광이 공급했다는 의미다.
특히 시장 밖 태양광의 역할은 기존 전력시장 수요 통계만으로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자가용이나 한전 PPA 태양광에서 생산된 전력은 전력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수요를 먼저 상쇄하기 때문이다. 태양광 설비가 확대될수록 실제 소비되는 전력과 전력시장에서 관측되는 수요 사이의 차이도 커질 수밖에 없다.
태양광의 발전 특성과 여름철 전력수요가 맞물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폭염이 심한 맑은 날에는 냉방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태양광 발전량도 늘어난다. 전력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낮 시간대에 태양광이 발전하면서 LNG 등 다른 발전원이 부담해야 할 수요를 낮추는 구조다.
다만 태양광 발전량이 일몰과 함께 급격히 감소한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낮 시간대 태양광 발전 비중이 높아질수록 해가 진 이후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의 중요성도 커진다.
대안으로 꼽히는 것이 에너지저장장치(ESS)다. 낮 시간대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일몰 이후 전력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면 태양광의 역할을 낮 시간에 국한하지 않고 저녁 피크 시간대로 확대할 수 있다.
결국 이번 폭염은 두 가지 사실을 동시에 보여줬다. 기후변화로 극한 폭염이 반복되면서 국내 최대전력수요가 100GW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과 동시에 태양광이 이미 한낮 전력수요의 4분의 1을 책임질 정도로 전력수급의 중요한 축으로 성장했다는 점이다.
태양광 확대와 함께 ESS와 전력망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발전설비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낮에 생산되는 대규모 태양광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한 곳으로 보내는 전력망과 유연성 자원을 함께 구축해야 한다. 폭염이 일상화되는 시대에는 발전량만큼이나 전력을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전력수급 안정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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