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시대, 에너지 자립이 국가 경쟁력…재생에너지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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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지정학 질서가 흔들리면서 에너지 안보가 국가 경제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재생에너지 산업 보고서에서 “신냉전을 넘어선 갈등 구조 속에서 한국 경제의 가장 중요한 전략 과제는 에너지 자립”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에너지 체계의 구조적 변화를 강조한다. 과거에는 유전과 가스전을 확보하는 것이 에너지 자립의 핵심이었다. 그러나 전력 중심의 에너지 체계로 전환되면서 연료가 필요 없는 전력원 확보가 곧 에너지 자립을 의미하게 됐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확대가 국가 에너지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이유다.
유럽의 사례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된다. 유럽의 태양광 신규 설치량은 2021년 2만3042MW에서 2022년 3만5986MW, 2023년 5만6902MW로 급증했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자립 정책을 강화하면서 재생에너지 설치 속도가 빠르게 확대된 결과다.
한국의 에너지 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 원유·LNG·석탄 등 화석연료 수입액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4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충격이 반복될 때마다 전력 생산 비용과 산업 경쟁력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전기요금 안정성 역시 외부 변수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2024년 기준 한국의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은 약 6%로 OECD 평균 약 19%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태양광과 육상풍력 입찰 가격이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낮아지는 구간에 진입하면서 재생에너지 확대의 경제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는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설치 규모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연간 약 3GW 수준인 재생에너지 설치량이 에너지 자립을 위해서는 최소 10GW 이상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SK이터닉스, 대명에너지, 금양그린파워 등 민간 재생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주요 수혜 기업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에너지 자립은 더 이상 환경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경쟁력과 국가 경제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라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한국 산업 구조 변화의 중심 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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