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내부 직원은 징계하면서 임원은 자회사로”…박정 의원 ‘회전문 인사’ 비판 > 정책/법

본문 바로가기

정책/법

“한전, 내부 직원은 징계하면서 임원은 자회사로”…박정 의원 ‘회전문 인사’ 비판

profile_image
박담 기자
2025-10-27 09:07 0

본문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시을)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내부 직원의 태양광 발전사업 겸업을 강력히 단속하며 수십 명을 징계한 반면, 퇴직 임원들은 한전 출자 자회사로 재취업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공기업의 윤리규율이 하위직에게만 적용되는 이중잣대”라며 “한전의 도덕성과 계통 중립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8281100333d4e6a1cbb93d60c0fb9161_1761523543_2458.jpg
박정 의원실 제공


한전은 내부 직원의 태양광 발전사업 겸업과 투자 행위를 집중 단속해왔다. 감사실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총 345건의 겸업이 적발됐으며, 이 중 254명이 해임이나 정직 등 중징계를 받았다. 일부는 형사 고발로 이어졌다. 한전은 사내 전산망을 통해 사업자등록, REC 발급, 발전사업 허가 등 태양광 관련 행위를 자동 탐지·차단하며, 이를 비위 행위로 규정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이라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강력한 제재는 한전이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심판이자 플레이어 역할을 동시에 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설명된다. 그러나 정작 한전은 자회사를 통해 직접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퇴직 임직원을 재취업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취업 기관은 대부분 한전이 직접 출자한 신재생에너지 계열사다. 켑코솔라(태양광), 제주한림해상풍력(해상풍력),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신재생 투자), 카페스(발전정비·태양광 운영), 한전MCS·한전FMS(계량·유지보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카페스와 한전FMS 등 일부 출자회사는 2018년 이후 매년 5명 이상 한전 퇴직자가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재취업 구조는 한전의 계통 중립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전은 송배전망을 독점 운영하며 재생에너지 사업의 계통 접속 승인, 보상, REC 발급, PPA 체결 등 핵심 시장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동시에 자회사를 통해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공정 경쟁의 심판이자 동시에 선수로 활동하는 구조를 스스로 만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자회사에 유리한 정보 접근이나 송전망 접속 우선권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불공정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박정 의원은 “한전은 내부 직원의 사적 태양광 사업을 금지하면서 임원은 자회사 CEO로 재취업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내부 겸업 단속보다 임원 회전문 구조와 재생에너지 자회사 운영의 공정성 문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 건 - 1 페이지

열람중“한전, 내부 직원은 징계하면서 임원은 자회사로”…박정 의원 ‘회전문 인사’ 비판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박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파주시을)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내부 직원의 태양광 발전사업 겸업을 강력히 단속하며 수십 명을 징계한 반면, 퇴직 임원들은 한전 출자 자회사로 재취업하는 이른바 ‘회전문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박담 기자 2025.10.27

“태양광 입지 규제 개선, 국가가 나서라” 26개 단체 대통령실 앞 기자회견

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하에 지난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를 공식 출범시키고 태양광산업과 등 신설 조직까지 마련한 가운데, 정작 현장의 태양광 발전 확대는 여전히 이격거리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환경·생태·청년·기후에너지 등…

박담 기자 2025.10.12 1

탈탄소 녹색 문명 전환을 선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환경부(장관 김성환)는 탈탄소 녹색 문명 전환이라는 비전을 책임있게 이행하기 위해 기후 정책 총괄 기능과 탄소중립의 핵심 이행 수단인 에너지 기능을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0월 1일자로 출범한다고 밝혔다.기후에너지환경부 조직도새롭게 출범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차관…

박담 기자 2025.10.01

[태일루의 시선] 한국에너지공단 RPS 설비 등록 지연의 참사- 손해는 오롯이 국민들에게...

태양은 멈추지 않는다. 매일 아침 똑같이 빛은 쏟아지고 모듈은 그 빛을 전기로 바꾼다. 인버터는 소음을 내며 돌아가고 전력은 송전망을 타고 흘러간다. 그러나 이 모든 흐름이 하나의 문서와 전산 절차 앞에서 가로막힌다. 태양광 사업자들이 오늘날 가장 많이 토로하는 현실은…

태일루 기자 2025.09.29

[태일루의 시선] 머뭇거림의 시간은 끝났다, 국민은 기후 위기 대응을 요구한다

국민은 이미 알고 있었다. 여름의 땡볕 아래에서, 갑작스런 폭우에 무너진 골목길에서, 연일 이어지는 미세 먼지의 흐린 하늘에서. 기후위기는 더 이상 추상적 경고가 아니었다.설문은 그것을 숫자로 고정했다. 기후솔루션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전국 주요 지역 성인 2000명을 …

태일루 기자 2025.09.22

발전 공기업 통폐합...효율성이냐, 지역 경제냐 딜레마

정부가 한국전력 산하 발전 자회사들의 통폐합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근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중복 기능 해소와 재생 에너지 전환 가속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역 경제와 고용에 미칠 부정적 파급 효과를 동시에 경고했다.&nb…

박담 기자 2025.09.21

[태일루의 시선] 원전 집착은 시간 낭비, 해답은 재생 에너지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 에너지 정책의 가장 뜨거운 질문을 정면으로 받았다. 신규 원전 건설을 확대할 수 있느냐는 물음, 그리고 기후환경에너지부 개편이 정책 혼란을 부르지 않겠느냐는 우려였다. 대통령의 답변은 단순한 설명을 넘어 오늘 한국이 서 있는 …

태일루 기자 2025.09.12

[태일루의 시선] 속도를 잃은 에너지 정책, 내년 지방선거가 마지막 시간표

세 개의 논란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정부 조직 개편의 상징이 될 줄 알았던 기후에너지부 신설은 후퇴했고 한수원이 체결한 웨스팅하우스 계약은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기술 주권을 잃었다는 자책을 낳는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전력 위기는 산업의 미래를 가르는 전쟁처…

태일루 기자 2025.09.08

주민 주도형 햇빛 연금·난방 전기화…2026년 재생 에너지 전환 본격화

환경부가 내년도 예산안에 태양광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신규 사업을 대거 포함시켰다. 화석연료 기반 지원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지출구조를 조정하면서 지역 주민과 생활 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예고된다. 2026년 환경부 예산 및 기금안 총지출은 올…

박담 기자 2025.09.03

[태일루의 시선] 탄소 중립을 가로막는 재생 에너지 접속 제한

전력망은 고속도로다. 송전선은 빛을 실어 나르고 발전기는 그 길 위를 달린다. 그런데 한국의 재생에너지 도로에는 방지턱이 있다. 이름은 화력발전기의 ‘최소발전용량’. 안전과 환경을 이유로 발전소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출력 하한선이다. 그러나 그 수치는 국제 권고보다 …

태일루 기자 2025.09.01

정부, 재생에너지 437MW 접속지연 해소 추진

산업통상자원부가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를 위한 전력망 혁신 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8월 29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2025년 제2차 전력계통혁신포럼」을 열고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계통 수용을 위한 실행 과제를 논의했다. 이번 포럼에는 국가기술표준원, 한국…

박담 기자 2025.08.29
기사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