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루의 시선] 트럼프가 역주행해도 대세는 멈추지 않는다

본문
태양광 10% 돌파, 재생에너지 32.8%… 데이터가 말하는 진실
도널드 트럼프가 돌아온다고 해서, 태양은 지지 않는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2025년 4월 전력 통계는 이 사실을 숫자로 증명했다. 올해 4월, 태양광은 미국 전체 발전량의 10.7%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풍력을 합치면 무려 24.6%. 석탄·원자력을 모두 앞질렀다.
이쯤 되면 “에너지 전환이 느려진다”는 말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
태양은 멈추지 않는다
4월 한 달, 유틸리티급(1MW 이상) 태양광 발전은 전년 동기 대비 39.3% 급증했고, 주택·상가 등 소규모 태양광도 11.8% 증가했다. 둘을 합치면 31.3% 성장. 이 성장은 반짝이 아니다. 2025년 1~4월 누적 발전량 기준으로 보면 유틸리티급은 42.4%, 소규모는 11.4% 늘었다. 총합으로 보면 32.9% 상승. 미국 전력의 7.7%를 태양광이 공급했다.
이 수치는 단순히 태양이 빛났다는 게 아니다. 미국 전력 시장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풍력도 물러서지 않았다. 같은 기간 미국 전력의 12.6%를 담당했고, 4월만 보면 13.9%로 석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풍력과 태양광을 합치면 미국 전체 발전량의 4분의 1. 4월 단일 기준으로는 이 두 전원이 석탄보다 77.1%, 원자력보다 40.2% 더 많은 전기를 생산했다.
이제 미국에서 '베이스 로드 전원(Base Load Power)'은 과거의 단어다. 태양과 바람이 일정하지 않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기저 전원을 대체해 나가고 있다.
재생에너지, 천연가스를 따라잡다
모든 재생에너지를 합치면 4월 한 달 미국 전력의 32.8%. 천연가스는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인 35.1%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4.4% 감소했다. 5년 전인 2020년에는 천연가스가 38.8%, 재생은 24.4%였다. 이젠 격차가 불과 2.3%포인트다. 지금 속도라면, 몇 년 내에 재생이 천연가스를 따라잡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수력, 바이오매스, 지열은 상대적으로 정체되어 있다. 놀라운 건 태양광 하나가 이 세 가지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역주행’이 아니라 ‘방해’에 불과하다
이 모든 변화는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들어왔든 말든 이미 가속도를 낸 흐름이다. 공화당이 규제 완화와 석탄 부활을 외친다 해도 자본은 이미 다른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전기요금, 송전비용, 기술비용, 시장 메커니즘, 투자 구조 모두가 태양과 바람을 향하고 있다.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은 ‘역주행’이 아니라 기껏해야 ‘방해’일 뿐이다.
결론은 하나다
미국의 전력 구조는 돌이킬 수 없는 전환점에 있다. 석탄은 무너졌고, 원자력은 제자리 걸음이며, 천연가스는 더 이상 압도적이지 않다. 이 모든 틈을 메우는 건 태양과 바람이다.
정치인은 흐름을 늦출 수는 있어도 바꾸지는 못한다. 대세는 이미 결정됐다. 데이터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