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불확실…“전력 차질 땐 산업단지 운영 불가능” > 정책/법

본문 바로가기

정책/법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불확실…“전력 차질 땐 산업단지 운영 불가능”

profile_image
박담 기자
2025-08-22 12:13 0

본문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이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이슈와 논점」 제2401호 보고서에서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없이는 클러스터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다층적인 리스크를 경고했다 .


보고서는 우선 전력망의 물리적 한계를 지적했다. 서울·남서울 변전소 전체 피상전력의 60%에 해당하는 전력을 용인 단일 지역에 공급하는 계획은 면적당 전력 밀도가 서울의 32배에 달한다. 좁은 면적에 막대한 전력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변전소 집중 설치와 송배전망의 이중화·지하화가 불가피하지만, 기술적 타당성과 복구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4a0a137bcc37263aae295cf1a4758f56_1755832389_2312.jpeg
 

경제적 위험도 크다. 클러스터 전력의 상당 부분이 LNG 발전에 의존하면서 연료 가격 변동은 곧바로 발전 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석탄 발전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 생산 단가 인상은 불가피하다. 한국전력공사 재무 상황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한전은 2025년 2분기 기준 206조 원의 부채와 86조 원 규모의 차입금을 떠안고 있으며 2038년까지 용인 클러스터 전력망에만 73조 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


정책적 차원에서는 RE100 이행 문제가 거론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선언했지만 산업단지 내부에 태양광을 설치할 공간이 부족해 사실상 인증서 구매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입법조사처는 “재생에너지 직접 조달이 어려운 구조에서는 RE100이 형식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적 불안도 존재한다. 고밀도 전력 공급 과정에서 주파수와 전압 불안정이 발생하면 반도체 수율 저하로 직결된다. 공용망 중심 공급 구조는 순간 정전 대응에 취약해, 반도체 산업의 특성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사회적 갈등도 난제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안성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은 “특별한 수익 없이 부담만 전가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상 법률이 제정됐지만 수용성은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보고서는 “송전 갈등 비용을 제도적으로 가격화하고, 송전선 과세 근거를 마련해 지역에 재투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입법조사처는 대안으로 △반도체 단지 전력 품질 관리를 위한 전담 배전망관리기관(DSO) 신설, △국제적으로 인정 가능한 재생에너지 인증제도 마련, △송전 갈등 비용의 제도적 반영, △N-2 기준 충족을 통한 전력망 신뢰도 강화 등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용인 클러스터 전력 수요는 국가 최대 부하의 16.5%에 해당한다”며 “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종합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0 건 - 1 페이지

열람중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불확실…“전력 차질 땐 산업단지 운영 불가능”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이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이슈와 논점」 제2401호 보고서에서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없이는 클러스터 운…

박담 기자 2025.08.22

[태일루의 시선] 유럽 기후전략, 리더십을 잃을 것인가 지켜낼 것인가

유럽은 다시 한 번 기후를 권력의 언어로 세우려 한다. 탄소는 대기 속의 무해한 기호가 아니다. 그것은 국경세를 정당화하는 관세표이며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이고 국제 회의장에서 휘둘러지는 규율의 도구다. 2050년 탄소중립, 2040년 90% 감축이라는 숫자는 과학…

태일루 기자 2025.08.18

주차장, 불볕 더위 속 ‘친환경 발전소’로 변신한다 - 신재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금년 11월말 …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 이하 산업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및 하위 고시인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일부 개정안을 마련하여 8월 14일(목)부터 9월 23일(화)까지 입법·행정예고를 실시한다…

박담 기자 2025.08.14

기후·에너지 정부조직 개편, 통합 거버넌스 구축 시급 - 국회입법조사처, 조직개편 쟁점·과제 분석 보고서 발…

국회입법조사처가 기후·에너지 관련 정부조직 개편의 쟁점과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직 개편은 통합과 균형의 원리 아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부 ‘…

박담 기자 2025.08.14

건물부문 탄소중립, 민간 건축물까지 확산 - 올해 12월부터 1천㎡ 이상 민간 건축물, 에너지 절약설계 기…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가 민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강화를 위한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8월 13일부터 20일간 행정 예고에 들어간다. 이번 개정은 그간 공공 부문 중심으로 추진해 온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정책을 민간까지 확산하는 조…

박담 기자 2025.08.12

[태일루의 시선] 전기는 빚으로 흐른다 – 한전 재무 현황 개선, 재생 에너지가 답

한국전력의 재무제표를 펼치면 전력은 에너지보다 부채의 형체로 먼저 다가온다. 2021년 말 60조 원이던 부채는 2024년 120조 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12%에서 619%로 여섯 배 가까이 치솟았다. 영업이익 3조 원을 회복한 2024년에도, 연간…

태일루 기자 2025.08.11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 논의… 환경·재생에너지 업계 ‘엇갈린 시선’

정부가 에너지 정책 부처 개편을 추진하면서 환경부로 에너지 업무를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기후환경에너지부’(가칭)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던 재생에너지·전력 정책 일부를 통합해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전담하게 된다. 환경단체…

박담 기자 2025.08.08

[태일루의 시선] LMP 효용성과 선결 과제

전기는 흘러야 하고, 흐르지 못하면 부패한다서울의 여름은 더 이상 ‘무더위’라고 부를 수 없다. 이것은 폭력이다. 폭염 속에서 돌아가는 에어컨, 냉장 창고, 데이터 서버, 심지어 카페 구석의 노트북까지—모두 전기를 탐욕스럽게 흡수한다. 전기는 무한하지 않다. 그리고 무…

태일루 기자 2025.08.04

정부,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본격 착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 이하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세계 각국이 전력망 투자에 과감히 나서는 가운데, 우리도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으로 전력망 전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ESS 등 분산 에너지를 AI 기술로 …

박담 기자 2025.08.01

폭염 속 전력수요 급증…태양광 발전, 시간대별 최대 22% 기여

7월 넷째 주, 전국을 강타한 폭염 속에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 시간대별로 최대 22%까지 수요를 감당하며 전력 수급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KPX)에 따르면 7월 25일과 28일 오후 2시 무렵 전국 총전력수요…

박담 기자 2025.07.29

윤준병 의원,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법’ 대표 발의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전북 정읍·고창)이 21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법’을 대표 발의했다.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이른바 ‘영농형 태양광’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탄소 중립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취지다. …

박담 기자 2025.07.21

정부, RE100 산업단지 법제화 본격 착수

한전 재정 악화 우려 속, 전력요금 인센티브 논란 불붙어정부가 기업 대상 ‘RE100 산업단지’ 법제화에 본격 착수했다. 대통령실은 7월 내 특별법 입법예고를 지시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규제 특례와 전기요금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 중이다.RE10…

박담 기자 2025.07.18
기사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