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루의 시선] 원전, 가장 위험한 쓰레기 > 정책/법

본문 바로가기

정책/법

[태일루의 시선] 원전, 가장 위험한 쓰레기

profile_image
태일루 기자
2025-07-27 09:39 0

본문

원전을 짓는다는 건, 결국 세상에서 가장 비싸고 위험한 쓰레기를 만드는 일이다. 처음엔 강력해 보인다. 수조 원 짜리 초대형 프로젝트. 국가가 나서고 전문가들이 동원되고 에너지 안보기후위기 대응이니 멋진 말들이 따라붙는다. 그런데 끝을 보면 다르다.


발전소 하나 짓는 데 10년 가까이 걸린다. 짓는 데만 수조 원. 해체할 때도 수조 원. 그 안에 쓰인 콘크리트, 철근, 냉각수, 토양, 작업복까지 몽땅 오염된다. 눈에 안 보인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일일이 잘라내서 포장해서 다른 땅에방사성 폐기물이라는 이름으로 밀봉해 옮겨야 한다. 수천 년, 어떤 건 만 년 동안 관리해야 한다. 땅을 정화했다는 말? 그냥 그렇게 믿고 싶은 말일 뿐이다.


심지어 진짜 문제는 아직도 남는다. 사용된 핵연료. 너무 위험해서 버릴 곳이 없다. 미국도, 일본도, 한국도 마찬가지다. “임시 저장이라지만 임시가 50년을 넘긴다. 쌓이고 쌓인 고준위 핵폐기물은 결국 원전 부지에 그대로 남는다. 누구도 손 못 댄 채로.


반면 태양광은 다르다. 패널 하나 설치하는 데 몇 달도 안 걸린다. 연료도 없다. 그냥 햇빛이면 끝이다. 터지지도 않고, 누출도 없다. 사람이 죽거나 암에 걸릴 일도 없다. 소음도 진동도 없다. 생태계에 영향도 거의 없다. 수명이 다 하면 떼어내고 다시 끼우면 그만이다. 요즘은 재활용도 잘된다. 발전 단가는 매년 내려간다.


무엇보다 태양광은 자리를 가리지 않는다. 건물 옥상, 공장 지붕, 주차장, 방음벽, 창고, , , 고속도로 옆. 이미 있는 공간, 남는 땅, 죽지 않은 곳 어디든 가능하다. 거창한 공사가 없다. 땅도 살려두고 사람도 살려둔다. 전기를 쓴 그 자리에서 만들 수 있다. 그러니 송전선도 덜 깔아도 된다.


원전은 다르다. 땅을 파고, 돈을 쏟아붓고, 1만년 짜리 걱정을 안고 간다. 수조 원이 오가는 단일 사업. 그러니 뇌물과 부패, 로비가 끊이지 않는다. 사업 구조 자체가 비리의 온상이다. 반면 태양광은 그냥 햇빛 받고 전기 만드는 일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감시할 수 있다.


친원전 세력은 태양광을 공격할 때 땅을 너무 많이 쓴다고 한다. 발전 시간이 짧다고도 한다. 그런데 그 땅은 죽지 않는다. 오염되지도 않는다. 패널을 걷으면 다시 논, , 들판이 된다. 사람 사는 곳 옆에도 설치할 수 있다. 왜냐고?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양광은 별도의죽음의 땅을 만들지 않는다.


최근에는소형모듈원전(SMR)’이라는 이름으로 원전을 다시 밀어붙이려는 움직임도 있다. 작아 보이고, 안전해 보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단위 전력당 방사성 폐기물은 더 많다. 중성자 누출도 많다. 사고 대응은 더 복잡하다. 설계와 운영도 대부분 아직 책상 위에 있다. 작아서 좋은 게 아니라 작고 많아져서 더 위험하다.


심지어 아직 실체도 없는 기술들을 들고와대안이라고 주장한다. 토륨 원전이 대표적이다. 상용화된 사례조차 없다. 시험 가동 수준이다. 그런데도 이미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인 것처럼 포장한다. 이름만 바꿨지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수조 원짜리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새로운 포장지일 뿐이다.


태양은 하루 종일 떠 있다. 구름이 낀다고 발전이 멈추지 않는다. 요즘 패널은 흐린 날에도 꽤 잘 돌아간다. 전력 피크 시간대인 한낮에 집중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도 오히려 장점이다. 필요하면 배터리와 연계하면 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지다.


원전은 사람과 땅을 죽게 만든다. 태양광은 이미 있는 자연과 공간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기술이다. 죽음의 땅과 햇빛의 땅.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시간은 많지 않다.


f5a222bfdd11b6de758e5ba76b58237d_1753576783_79.jpeg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0 건 - 1 페이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 불확실…“전력 차질 땐 산업단지 운영 불가능”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이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중대한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는 국회 입법조사처의 분석이 나왔다. 입법조사처는 최근 발간한 「이슈와 논점」 제2401호 보고서에서 “안정적인 전력망 확보 없이는 클러스터 운…

박담 기자 2025.08.22

[태일루의 시선] 유럽 기후전략, 리더십을 잃을 것인가 지켜낼 것인가

유럽은 다시 한 번 기후를 권력의 언어로 세우려 한다. 탄소는 대기 속의 무해한 기호가 아니다. 그것은 국경세를 정당화하는 관세표이며 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증권이고 국제 회의장에서 휘둘러지는 규율의 도구다. 2050년 탄소중립, 2040년 90% 감축이라는 숫자는 과학…

태일루 기자 2025.08.18

주차장, 불볕 더위 속 ‘친환경 발전소’로 변신한다 - 신재생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금년 11월말 …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 이하 산업부)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신재생에너지법) 시행령 및 하위 고시인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규정」일부 개정안을 마련하여 8월 14일(목)부터 9월 23일(화)까지 입법·행정예고를 실시한다…

박담 기자 2025.08.14

기후·에너지 정부조직 개편, 통합 거버넌스 구축 시급 - 국회입법조사처, 조직개편 쟁점·과제 분석 보고서 발…

국회입법조사처가 기후·에너지 관련 정부조직 개편의 쟁점과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구축 필요성을 강조하며 조직 개편은 통합과 균형의 원리 아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부 ‘…

박담 기자 2025.08.14

건물부문 탄소중립, 민간 건축물까지 확산 - 올해 12월부터 1천㎡ 이상 민간 건축물, 에너지 절약설계 기…

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가 민간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강화를 위한 ‘건축물의 에너지 절약 설계 기준’ 개정안을 마련하고 8월 13일부터 20일간 행정 예고에 들어간다. 이번 개정은 그간 공공 부문 중심으로 추진해 온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정책을 민간까지 확산하는 조…

박담 기자 2025.08.12

[태일루의 시선] 전기는 빚으로 흐른다 – 한전 재무 현황 개선, 재생 에너지가 답

한국전력의 재무제표를 펼치면 전력은 에너지보다 부채의 형체로 먼저 다가온다. 2021년 말 60조 원이던 부채는 2024년 120조 원으로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12%에서 619%로 여섯 배 가까이 치솟았다. 영업이익 3조 원을 회복한 2024년에도, 연간…

태일루 기자 2025.08.11

기후환경에너지부 신설 논의… 환경·재생에너지 업계 ‘엇갈린 시선’

정부가 에너지 정책 부처 개편을 추진하면서 환경부로 에너지 업무를 이관하는 방안이 유력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기후환경에너지부’(가칭)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담당하던 재생에너지·전력 정책 일부를 통합해 기후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전담하게 된다. 환경단체…

박담 기자 2025.08.08

[태일루의 시선] LMP 효용성과 선결 과제

전기는 흘러야 하고, 흐르지 못하면 부패한다서울의 여름은 더 이상 ‘무더위’라고 부를 수 없다. 이것은 폭력이다. 폭염 속에서 돌아가는 에어컨, 냉장 창고, 데이터 서버, 심지어 카페 구석의 노트북까지—모두 전기를 탐욕스럽게 흡수한다. 전기는 무한하지 않다. 그리고 무…

태일루 기자 2025.08.04

정부,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 본격 착수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 이하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세계 각국이 전력망 투자에 과감히 나서는 가운데, 우리도 「한국형 차세대 전력망 구축」으로 전력망 전환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한국형 차세대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ESS 등 분산 에너지를 AI 기술로 …

박담 기자 2025.08.01

폭염 속 전력수요 급증…태양광 발전, 시간대별 최대 22% 기여

7월 넷째 주, 전국을 강타한 폭염 속에 전력수요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태양광 발전이 시간대별로 최대 22%까지 수요를 감당하며 전력 수급 안정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거래소(KPX)에 따르면 7월 25일과 28일 오후 2시 무렵 전국 총전력수요…

박담 기자 2025.07.29

윤준병 의원,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법’ 대표 발의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국회의원(전북 정읍·고창)이 21일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법’을 대표 발의했다. 농지 위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이른바 ‘영농형 태양광’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농가 소득을 높이고 탄소 중립 전환을 가속하겠다는 취지다. …

박담 기자 2025.07.21

정부, RE100 산업단지 법제화 본격 착수

한전 재정 악화 우려 속, 전력요금 인센티브 논란 불붙어정부가 기업 대상 ‘RE100 산업단지’ 법제화에 본격 착수했다. 대통령실은 7월 내 특별법 입법예고를 지시했으며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규제 특례와 전기요금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 중이다.RE10…

박담 기자 2025.07.18
기사 전체검색